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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산업에 AI를 더했더니"…정계·학계·산업계 머리 맞댔다
이인선·조승래 공동주최-데일리한국 주관
지속 가능성 위한 기술로 '에너지 AI' 대두
각계 전문가 '에너지 AI' 미래 가능성 진단
'에너지AI 정책방향과 과제' 세미나. 24.12.11.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에너지·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면서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 해법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제기되는 시점이지만 전문 인력과 제도적인 뒷받침 없인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인공지능(AI)' 기술의 현황과 미래 비전을 다각도로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정부와 학계·산업계가 한 자리에 모여 AI를 활용한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라는 국가적 방향성과 주요 기업들의 실제 활용 사례를 공유하면서 정책·산업 혁신을 위한 협력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데일리한국이 주관하고 이인선 국민의힘·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 주최해 11일 오후 1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에너지 AI 정책방향과 과제' 세미나에선 산업통상자원부와 학계,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각계 전문가들이 에너지 AI 기술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에너지 AI는 전력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탄소배출 감축,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 역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에너지 AI 기술 융합을 조명하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확대와 규제완화를 약속해왔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특히 에너지 AI 기술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스마트 그리드 최적화 △에너지 효율 극대화 등의 역할을 주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산업계의 적극적 지원과 기술 발전이 상용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하며 그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지효 카이스트 교수 최근 에너지 AI 활용과 한국 동향을 조명하고 정책적 과제를 짚었다. 주요 기업들이 AI를 통한 에너지 분야의 효율화와 탄소 중립 실현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기술 발전과 윤리적 책임, 이해관계자 협력 체계 구축, 데이터 개방 및 R&D 확대 등의 제도화가 필연적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 특유의 전기요금 체계와 인프라 문제가 에너지 AI 활용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발전소 사고의 책임 소재, 데이터 안전성, 지속적인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도 에너지 AI에 대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합리적인 전기요금과 스마트미터링 보급, 데이터 개방 및 표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해결 과제"라고 밝혔다. 또 "영국의 데이터 개방 사례처럼 한국도 빅데이터와 AI 활용의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에너지 AI의 국제 협력과 신생기업 지원을 통해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을 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훈 산업부 에너지정책과 사무관은 '미래형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변환을 위한 산업부의 비전과 전략 계획을 밝혔다. 크게 △에너지 데이터 접근성 개선 △에너지 AI 기술력 향상 △에너지 AI기업 성장 지원 등이다.
김 사무관은 "우리나라 전력망 전체를 디지털트윈(가상모형) 기술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변전소 단위에서 실증을 시작해 그리드별로 점진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통합 조직정보 시스템'을 통해 최소한 에너지 인프라에 관해서는 함께 통합을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예를들어 기상청·산림청·소방청 등이 개별적으로 구축한 재난 상황 및 기상 예보 데이터 시스템을 통합해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기업들이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 "시간·비용 절감" 공기업·민간기업의 AI 활용 전략은?
'에너지AI 정책방향과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데이비드 존스 RWE리뉴어블즈코리아 지사장. 24.12.11.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마이크를 넘겨받은 산업계는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 차원의 구체적인 노력을 제시했다. 한국전력(한전), 두산에너빌리티, 인코어드 등 주요 기업들이 직접 발언에 나섰다.
이정렬 한전 디지털전환실장은 한전의 디지털 변환과 플랫폼 서비스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이 실장은 "한전은 전력 데이터와 태양광,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에너지 데이터를 통합해 플랫폼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전력 사용량, 품질 정보, 요금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등 고객 정보 동의 기반으로 데이터를 연결해 맞춤형 서비스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서울시와 협력해 주민 참여형 수요 반응(DR) 사업을 확장하고,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약을 통해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향상과 전력 구입비 절감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이를 통해 에너지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고, 국민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의 AI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독일 최대 전력회사, RWE의 노하우도 들어봤다.
데이비드 존스 RWE리뉴어볼즈코리아 지사장은 풍력터빈 관리와 유지보수에 AI를 접목,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한 사례를 전했다. 그는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로 풍력터빈의 블레이드를 스캔하고 결함을 탐지하면, AI 기술이 블레이드 결함의 심각도를 자동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또 AI를 통해 프로세스 시간은 85%, 비용은 1000만 유로 정도 각각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게임 체인저'로 주목했다. 그는 "언어나 기술적 제약 없이 세계 어디서든 장비 운영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최종웅 인코어드(에너지 인공지능 전문기업) 대표는 "에너지는 이제 국가 안보 문제"라며 지역편중이 심한 에너지의 분산화를 거듭 강조했다. 또 분산에너지 통합관리 플랫폼으로서 마이크로드리드와 VPP(가상발전소)를 조명했다. 현재 인코어드는 가정의 전기요금을 관리하고 지역에 소규모로 분산된 발전소를 통합 운영하는 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장세영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예측 진단, 연소 최적화, 비파괴 검사 등 세 가지 분야의 AI를 탑재한 솔루션 사례를 설명했다. 장 상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셀프 러닝"이라며 "수치로 제무적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암모니아 투입량 자체를 최적화할 수 있어서 절약성이 뛰어나다는 게 하나의 예시"라고 말했다.
민용기 신성이엔지 기술연구소 박사는 태양광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과 AI 기반 시스템의 화학적 결합 필요성을 제기하며 정부의 역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박사는 "국가에서 기반 운영시스템과 상호 연계 기준 등 프로토콜을 먼저 정해줘야 우후죽순으로 나타나는 신규 송전망을 최적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력망이 구축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용균 원자력연구원 AI응용실장은 원자력과 에너지 AI 복잡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우리가 복잡한 프로세스들을 더 빨리 자동화해서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만드는 게 가능한 시대에 왔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폭넓게 쓰이고 있는 인공지능을 너무 넓은 의미로 사용하면 안 된다. 네이밍을 통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인선 의원은 축사를 통해 "학계, 산업계, 정책 입안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질적이고 통찰력 있는 논의를 통해 에너지 정책과 산업 혁신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참석자들에게도 오늘의 논의가 에너지 혁신의 비전을 공유하는 귀중한 시간이 됐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상현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대표이사도 인사말에서 "AI는 현시대의 가장 큰 화두이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데일리한국은 창간 60주년을 맞아 미래 에너지와 AI를 선도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이 한 단계 진일보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너지AI 정책방향과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 24.12.11.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에너지AI 정책방향과 과제' 세미나에서 인사말 하는 한국아이닷컴 조상현 대표. 24.12.11.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출처 : 데일리한국